순수한 금본위제에서 처럼 환율이 완전히 고정되어 있는 제도, 즉 고정환율제의 정반대는 완전히 신축적으로 변동하는 환율제도, 즉 순수한(또는 완전한) 변동환율제이다. 한 나라 화폐의 다른 나라의 화폐에 대한 교환비율인 환율은 국제환시장에서 자유롭게 결정된다. 한 나라 화폐의 환율은 때로는 올라가거나 내려간다. 마찬가지로 다른 나라의 환율도 수시로 변동한다. 기본적으로 변동환율은 수요, 공급의 시장기구를 통하여 결정된다.
1. 국가간 자본이동이 없을 때의 환율결정
한국과 미국으로 이루어진 2구 세계를 가정하자. 두 나라 간에 상품의 무역만 이루어지고 자본의 이동은 없다고 가정한다. 외환시장에 대한 정부의 개입이나 간섭이 없다면 환율은 외환시장에서의 외환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결정될 것이다, 한국의 외환시장을 생각한다. 이 시장에서 미국달러에 대한 수요는 미국으로부터 재화나 용역을 수입하는 수입업자들에 의한 것이다. 1달러 사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한국의 원화금액인 환율이 하락하면 미국산 상품의 국내 원화가격은 하락하게 된다. 따라서 수입상품에 대한 수요는 늘어나고 수입상품을 구입하기 위한 달러의 수요량도 늘어난다. 다시 말해서, 외환시장에서의 달러화의 수요곡선은 다른 수요곡선들처럼 마이너스의 기울기를 갖는다. 이 곡선의 탄력성은 수입상품에 대한 한국 내 소비자들의 수요탄력성에 의해서 결정된다. 한편, 달러화의 공급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국내외환시장에 대한 달러화의 공급은 자본의 도입이 전제되지 않는 한 수출에 의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 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쓰고 가는 달러도 관광용역의 수출에 의한 달러수입으로 볼 수 있다. 미국시장에서의 달러표시가격이 변하지 않아도 환율이 올라가면 우리나라 수출업자들이 상품 한 단위를 수출하고 받는 원화수입은 상승한다. 따라서 수출의 공급을 늘리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달러의 공급증가로 나타난다. 이와 같이 달러의 공급곡선도 일반상품의 공급곡선과 같이 플러스의 기울기를 갖는다.
외환시장의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이 만나는 점에서 달러의 균형환율이 결정된다. 그리고 이 환율수준에서 수출과 수입이 일치하는, 다시 말해서 무역 수지가 균형하는 결과가 나타난다. 앞, 절에서 살펴본 금본위제도하에서는 금의 이동에 의해서 국제수지의 균형이 달성되었다. 수출과 수입의 일치, 즉 무역수지의 균형을 가져오는 메커니즘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순수한 변동환율제하에서는 자본의 이동이 없다면, 무역수지를 균형하게 하는 가격메커니즘이 바로 균형환율이 결정되는 외환시장에 의해서 제공됨을 알 수 있다.
소비자들의 기호의 변동, 기술의 변화, 기타 환율 이외의 요인이 변동으로 수출공급곡선이나 수입수요곡선이 바뀌게 되면 외환의 공급곡선이나 수요곡선이 동하게 되고 따라서 균형환율도 변동하게 된다. 국내인건비 상승으로 수출상품의 생산원가가 상승하였다면 외환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물론 다른 조건은 변화된 것이 없다고 가정한다. 같은 환율 수준에서 생산원가의 상승은 달러화표시 수출가격의 상승요인으로 작용한다. 이것은 결국 미국에 대한 수출의 감소로 나타날 것이며 미국 내에서의 한국상품에 대한 수요가 비탄력적이 아니라면 수출달러수입의 감소로 나타날 것이다. 다시 말해서, 외환의 공급곡선이 좌측으로 이동하는 결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환율은 상승하는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만일 미국 내에서 한국상품에 대한 인기가 어떤 이유로 상승하여 환율이 변동하지 않아도 수출물약의 증가와 함께 수출가격이 상승한다면 달러의 공급곡선은 우측으로 이동한다. 이 경우 환율은 떨어질 것이다. 미국제품에 대한 국내수입수요가 환율 이외의 요인으로 증가하는 경우에는 달러의 공급곡선은 우측으로 이동한다. 이 경우 환율은 떨어질 것이다. 미국제품에 대한 국내수입수요가 환율 이외의 요인으로 증가하는 경우에는 달러의 수요곡선이 우측으로 이동하고 이것은 달러환율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 국내경기의 부진으로 수입상품수요가 줄어든다면 달러의 수요도 줄어들고 따라서 환율은 떨어지게 될 것이다.
2. 자본이동이 있을 경우
해외로부터의 차입이나 해외의 투자 등 자본이동이 자유롭게 이루어진다고 할 경우에는 환율결정이 복잡해지고, 특히 무역수지의 자동적인 균형이 보장되지 않는다. 달러의 수요곡선은 수입수요에다가 해외투자수요를 합한 것이 된다. 국내기업이나 가계가 미국의 자산(증권, 부동산 또는 생산시설 등)을 취득하고자 할 경우 달러가 필요하게 된다. 따라서 달러의 총수요는 재화나 용역의 수입을 위한 수요와 해외자산취득을 위한 수요를 합한 것이 된다.
한편, 달러의 공급도 수출뿐 아니라 외국자본의 도입을 반영하게 된다. 국내기업이 외국으로부터 자금을 빌려다가 국내에 투자를 하고자 할 경우라든가 외국사람들이 우리 나라의 주식이나 다른 자산을 취득하고자 할 경우 외국에서 도입된 달러화가 원화로 환전되어야 하므로 우리나라 외환 시장에는 달러의 공급이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외환시장의 균형은 단순히 수출과 수입수요뿐 아니라 자본이동의 방향에 따라서도 영향을 받는다. 수출이 부진하고 수입이 왕성하여 무역수지가 적자를 나타내고 있어도 외국자본이 다량 도입되어 국내 외환시장에 달러의 공급이 많은 경우 환율은 낮아질 수 있다. 자본이동이 자유로운 경우 순수한 변동환율제하에서 종합수지, 즉 무역수지와 자본수지를 합한 국제수지는 자동적으로 균형하지만 무역수지의 자동적 균형은 보장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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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변동환율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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