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인플레이션 대책과 관련된 쟁점들

by 펜타힐즈 2023. 3. 12.
반응형

(1) 반인플레이션 정책의 비용과 편익
 앞에서 이미 우리는 인플레이션의 비용에 대해서 공부하였다. 따라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서 얻는 편익은 바로 이 인플레이션의 비용이 실현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말할 수 있다. 한편, 반인플레이션 정책의 가장 중요한 비용은 실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과 실업이 트레이드오프 관계를 가지고 있다면 인플레이션의 사회적 비용이 더  큰가 아니면 실업의 사회적 비용이 더 큰가 등이 반인플레이션 정책을 사용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통화론자들이나 신고전거시경제학파의 경제학자들은 인플레이션의 비용이 더 크다고 보는데 반해, 케인지언이나 신케인지언은 실업의 비용이 더 크다고 주장한다. 통화론자들이나 신고전거시경제학파의 경제학자들은 필립스곡선은 수직이므로 실업과 물가의 상충관계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총수요-총공급 모형으로 말하면 GDP갭이 있을 때 시장의 힘에 의해서 임금 등 요소가격의 하락과 그에 따른 AS곡선의 우향 이동이 신속하게 나타나 GDP갭이 빠르게 해소된다는 것이다. 요컨대, 실업은 대체로 자연실업률 상태에서 유지되며, 순환적인 실업은 아주 짧은 기간 동안만 나타나다가 시장의 힘에 의해서 바로 없어진다고 믿는다. 나아가서 자연실업은 대체로 자발적 실업의 성격이 강하다고 주장한다. 일자리수와 구직수가 일치하기 때문에 받고자 하는 임금을 충분히 낮추면 일자리를 못 구할 리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연실업률 이하로 실업률을 낮추려고 할 경우 인플레이션의 가속화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은 앞에서 설명하였다. 실업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시장이 해결해 준다면 정책당국은 인플레이션에만 전념하면 될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유발하는 불확실성과 이른바 인플레이션 조세에 의한 자원배분의 왜곡 및 소득 및 부의 분배왜곡 등은 매우 중요한 사회적 비용이라고 믿는다. 이 에 반해 케인스학파나 신케인스학파의 경제학자들은 인플레이션의 비용이 통화론자 등에 의해서 과대평가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실업과 싸우는 비용은 지나치게 무시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필립스곡선이 장기에는 수직이 된다고 할 수 있지만 디플레이션 갭이 있을 때 시장이 그 갭을 해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매우 길다고 이들은 믿는다. 따라서 이 기간 동안 자원의 낭비는 물론 실업자들과 그 가족이 당하는 고통은 매우 심각하다고 본다. 더구나 인플레이션의 비용은 사회국성원 전체에 골고루 파급되는데 비해 실업의 비용은 실업자라는 소수에 집중적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그 부담은 더 커진다. 나아가 실업을 당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비숙련공이나 저학력자 등 저소득계층이다.
(2) 반인플레이션 정책의 유효성
 케인지언들은 재량적인 재정금융정책을 통해 실업과 인플레이션의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한다. 이러한 입장에 대해 통화론자들ㅇ느 정부의 간섭이 오히려 경기변동이나 인플레이션을 더 불안정하게 하고 심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정책의 필요성을 인식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적절한 정책수단을 선택하여 실시하는데 시간이 걸리며 어떠한 정책이 실제로 경제에서 바람직한 효과를 발휘하는 데도 시간이 걸리고 또 이러한 시차들이 불규칙하기 때문에 재량적 안정화정책이 오히려 경제를 불안정하게 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로 통화론자들이 주장하는 인플레이션대책은 장기적으로 통화의 공급을 안정시키는 것에 초점을 둔다. 예를 들면, 실질성장률이 3%이고 유통속도가 불변이라면 통화의 공급은 3%만 증가시킴으로써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통화공급의 증가율을 일정한 수준, 예컨데 K%에 고정시키는 것이 장기적으로 물가안정과 경기안정을 위한 최선의 처방이라는 것이다. 이것을 흔히 K-%룰이라고 한다. 이에 때 하여 케인지언은 통화공급의 안정이 반드시 경제의 안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비판한다. 통화수요가 일정하기 않는 한 공급을 안정시키는 것은 금리의 불안정을 가져오며 이것은 실물경제의 불안정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한편, 합리적인 기대형성을 주장하는 신고전거시경제학파의 경제학자들은 안정화 정책이 단기에서 조차 전혀 효과가 없다고 주장한다. 이 학파의 대표적인 경제학자들은 루카스, 배로우, 사전트 등이다. 이들의 이론은 먼저 총공급곡선은 예상치 못한 물가의 변동에만 반응한다는 루카스 교수의 주장에서부터 출발한다. 예상했던 물가변동은 총공급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을 다음과 같은 형태의 총공급곡선으로 정리 할 수 있는데 이를 루카스총공급함수라고 부른다.  공급함수에 의하면 실제물가 수준이 예상물가 수준과 일치하는 경우의 총공급은 완전고용 수준에서 변하지 않으나 예상치 못한 물가상승이 있는 경우에는 총공급이 늘어난다. 예상된 인플레이션에 대해서 모든 변수들이 조정되므로 실물변수들의 변동이 나타나지 않으나, 예상치 못한 물가상승에 대해서 공급주체들이 자기 상품의 상대가격상승으로 오인하고 공급을 증대시킨다는 것이다. 이러한 공급곡선은 결국 기대물가가 어떻게 형성되는가에 좌우되는데 만일 합리적인 기대를 가정한다면 기대물가 수준의 평균치는 실제물가 수준의 평균치와 일치하게 되므로 실제소득 수준이 완전고용소득 수준 근방에서 확률적으로 결정되지만 물가 수준과 실제소득 수준 간에 어떠한 체계적 관계는 성립되지 않는다. 따라서 통화확대정책으로 물가를 상승시켜 공급을 증가시키는 것은 불가능해진다. 물론 통화확대정책이 물가를 상승시킨다는 사실을 일반이 알지 못한다면 물가상승이 예상치 못한 상태에서 나타날 것이므로 공급이 늘어나는 결과가 나타나겠지만 합리적인 사람들은 이러한 실수를 다시 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음에 통화공급증대가 이루어지면 그것은 바로 물가상승을 가져올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게 되고 기대물가 수준을 조정함으로써 통화공급의 증대에 따른 물가상승이 나타나도 공급의 증가, 즉 소득의 증가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통화정책은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게 된다. 이러한 주장을 정책무력성정리라고 부른다. 요컨대, 이들에 의하면 정책은 불안정 요인만을 가중시켜 경제에 해악을 끼칠 뿐 도움이 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반응형